〈오디세이〉 포세이돈은 왜 오디세우스를 미워했나? 10년 동안 집에 못 돌아간 이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를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트로이 전쟁이 끝났는데 오디세우스는 왜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데 또 10년이나 걸렸을까요?

트로이에서 이타카까지 단순히 배를 타고 이동하는 데 10년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귀환길입니다.

오디세우스는 폭풍에 휩쓸리고 낯선 섬으로 떠밀리며 동료들을 하나씩 잃습니다. 심지어 고향이 가까워진 순간에도 다시 먼바다로 밀려나는 일을 겪습니다.

그리고 이 긴 귀환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신이 있습니다.

바로 바다의 신 포세이돈(Poseidon)입니다.

포세이돈은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의 귀환을 방해하는 가장 중요한 신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포세이돈은 왜 오디세우스를 그렇게 미워했던 걸까요?

그 시작에는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가 있습니다.

포세이돈은 어떤 신일까?

포세이돈은 그리스 신화에서 바다를 지배하는 신입니다.

제우스, 하데스와 형제 관계이며 바다뿐 아니라 지진과 말 등과도 깊게 연결됩니다.

오디세우스에게 이런 포세이돈이 적이 됐다는 것은 상당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을 마친 뒤 자신의 왕국 이타카로 돌아가려면 결국 바다를 건너야 하기 때문입니다.

바다를 지배하는 신에게 미움을 받으면서 바다를 통해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포세이돈이 처음부터 아무 이유 없이 오디세우스를 미워했던 것은 아닙니다.

모든 것의 시작은 키클롭스 폴리페모스

트로이 전쟁이 끝난 뒤 고향으로 향하던 오디세우스 일행은 한 섬에 도착합니다.

그곳에서 동굴을 발견하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동굴에는 가축과 음식이 있었지만 주인은 평범한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외눈박이 거인 키클롭스 폴리페모스(Polyphemus)였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폴리페모스는 포세이돈의 아들입니다.

동굴로 돌아온 폴리페모스는 오디세우스 일행을 발견하고 거대한 돌로 입구를 막아버립니다.

그리고 오디세우스의 동료들을 잡아먹기 시작합니다.

힘으로 맞서기에는 상대가 너무 강했습니다.

그래서 오디세우스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힘이 아니라 지략으로 폴리페모스를 상대하기 시작합니다.

오디세우스는 왜 이름을 ‘아무도 아니다’라고 했을까?

폴리페모스가 이름을 묻자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진짜 이름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대신 자신의 이름이 ‘아무도 아니다(Nobody)’라는 뜻이라고 속입니다.

이후 오디세우스는 폴리페모스에게 술을 마시게 해 취하도록 만듭니다.

폴리페모스가 잠들자 오디세우스와 동료들은 거대한 나무 말뚝을 이용해 그의 하나뿐인 눈을 찌릅니다.

폴리페모스는 고통에 빠져 다른 키클롭스들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다른 키클롭스들이 누가 자신을 공격했느냐고 묻자 폴리페모스는 오디세우스에게 들었던 이름을 그대로 말합니다.

“아무도 나를 공격하고 있다.”

결국 다른 키클롭스들은 아무도 그를 공격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디세우스의 지략이 제대로 통했던 것입니다.

양의 배 아래 숨어 동굴을 탈출하다

하지만 폴리페모스의 눈을 멀게 했다고 곧바로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동굴 입구에는 인간의 힘으로 움직이기 어려운 거대한 돌이 놓여 있었습니다.

앞을 볼 수 없게 된 폴리페모스는 자신의 양들을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직접 돌을 치웁니다.

그러면서 양의 몸을 하나씩 만져 오디세우스 일행이 숨어 탈출하지 못하도록 확인합니다.

오디세우스는 여기서 다시 꾀를 냅니다.

자신과 동료들이 양의 배 아래에 매달린 채 동굴을 빠져나가는 방법을 사용한 것입니다.

폴리페모스는 양의 위쪽을 확인했지만 배 아래 숨어 있던 인간들을 발견하지 못합니다.

결국 오디세우스는 살아남아 배까지 도망치는 데 성공합니다.

여기서 그대로 떠났다면 이후의 운명은 상당히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오디세우스가 결정적인 실수를 합니다.

오디세우스는 왜 자신의 진짜 이름을 밝혔을까?

안전하게 배를 타고 빠져나온 오디세우스는 폴리페모스를 향해 소리칩니다.

자신이 거대한 키클롭스를 물리쳤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자신의 진짜 정체를 밝힙니다.

이타카의 왕 오디세우스.

이 행동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집니다.

폴리페모스는 이제 자신의 눈을 멀게 한 사람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게 됐습니다.

이름뿐 아니라 고향까지 알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에게 복수를 부탁합니다.

그 아버지가 바로 포세이돈입니다.

폴리페모스가 포세이돈에게 부탁한 저주

눈을 잃은 폴리페모스는 포세이돈에게 오디세우스를 벌해달라고 기도합니다.

핵심은 오디세우스가 고향으로 쉽게 돌아가지 못하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가능하다면 아예 귀환하지 못하게 하고, 운명 때문에 결국 돌아가야 한다면 아주 늦게 돌아가게 해달라고 요청합니다.

그 과정에서 동료들을 모두 잃고 다른 사람의 배를 타고 홀로 귀환하게 해달라는 내용도 포함됩니다.

이후 오디세우스의 운명은 놀라울 정도로 이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그는 계속해서 고향에 도착하지 못합니다.

함대와 동료들을 잃고 결국 혼자가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파이아케스족의 도움을 받아 이타카로 돌아갑니다.

폴리페모스의 저주가 오디세우스의 긴 귀환 이야기와 연결되는 것입니다.

포세이돈은 왜 아들의 부탁을 들어줬을까?

포세이돈이 오디세우스에게 분노한 직접적인 이유는 분명합니다.

오디세우스가 자신의 아들 폴리페모스의 눈을 멀게 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건의 시작만 보면 오디세우스가 일방적으로 폴리페모스를 공격한 것은 아닙니다.

폴리페모스가 먼저 오디세우스의 동료들을 붙잡아 잡아먹었고, 오디세우스는 살아남기 위해 탈출해야 했습니다.

문제는 탈출 이후였습니다.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떠났다면 폴리페모스는 자신을 공격한 인간이 정확히 누구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오디세우스가 직접 이름을 밝혔습니다.

오디세우스의 지략이 그를 살렸지만 그의 자존심이 새로운 재앙을 불러온 셈입니다.

폴리페모스 장면이 중요한 진짜 이유

이 에피소드는 단순한 인간 영웅과 거대한 괴물의 대결이 아닙니다.

오디세우스라는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매우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그는 뛰어난 지략을 가진 인물입니다.

힘으로 이길 수 없는 상대를 속이고, 자신의 이름을 이용해 언어적인 함정을 만들고, 양을 이용해 동굴에서 빠져나갑니다.

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승리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싶어 하는 강한 자존심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그 성격 때문에 자신의 이름을 밝혔고 포세이돈의 분노를 사게 됩니다.

즉 오디세우스의 가장 뛰어난 장점과 치명적인 약점이 하나의 사건에서 동시에 드러나는 것입니다.

오디세우스에게 일어난 모든 일이 포세이돈 때문일까?

여기서는 한 가지 오해를 피할 필요가 있습니다.

포세이돈이 오디세우스의 귀환을 방해하는 가장 중요한 존재 가운데 하나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10년 동안 벌어진 모든 불행이 포세이돈 때문에 발생한 것은 아닙니다.

오디세우스 자신의 판단이나 동료들의 실수 때문에 발생하는 사건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아이올로스의 바람 자루입니다.

아이올로스는 오디세우스가 이타카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방해가 되는 바람을 자루에 넣어줍니다.

오디세우스 일행은 실제로 고향이 보이는 곳까지 접근합니다.

하지만 오디세우스가 잠든 사이 동료들이 자루 안에 보물이 있다고 생각하고 열어버립니다.

바람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배는 다시 먼바다로 떠밀려갑니다.

이 사건까지 포세이돈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동료들을 모두 잃은 것도 포세이돈 때문은 아니다

오디세우스의 동료들이 결정적으로 파멸하는 사건은 트리나키아에서 벌어집니다.

이곳에는 태양신 헬리오스의 신성한 소가 있었습니다.

오디세우스 일행은 절대로 소를 건드리지 말라는 경고를 받습니다.

하지만 식량이 부족해지자 오디세우스가 잠든 사이 동료들이 결국 신성한 소를 잡아먹습니다.

분노한 헬리오스는 처벌을 요구하고 결국 제우스가 오디세우스의 배를 파괴합니다.

이 과정에서 오디세우스를 제외한 동료들이 목숨을 잃습니다.

따라서 포세이돈이 오디세우스의 가장 강력한 적 중 하나인 것은 맞지만 모든 사건을 포세이돈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오디세우스는 정말 10년 내내 바다를 떠돌았을까?

여기에도 재미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오디세우스가 트로이에서 이타카까지 계속 배를 타고 10년 동안 항해한 것은 아닙니다.

긴 귀환 기간 가운데 상당한 시간은 특정 장소에 머물면서 지나갑니다.

대표적인 장소가 오기기아(Ogygia)입니다.

오디세우스는 이곳에서 님프 칼립소(Calypso)와 약 7년을 보냅니다.

키르케가 사는 아이아이에에서도 약 1년 동안 머뭅니다.

따라서 ‘10년 동안 바다에서 길을 잃었다’기보다는 여러 사건과 장기간의 체류가 합쳐져 귀환에 약 10년이 걸렸다고 이해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아테나는 왜 오디세우스를 도왔을까?

오디세우스에게 포세이돈이라는 강력한 적이 있었다면 반대로 그를 돕는 신도 있었습니다.

바로 지혜의 여신 아테나(Athena)입니다.

아테나는 오디세우스의 지략과 영리함을 높이 평가하며 그의 귀환을 돕습니다.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를 돕고, 오디세우스가 이타카로 돌아온 이후에도 여러 방식으로 그를 지원합니다.

그래서 《오디세이아》에서 신들의 관계를 단순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구도를 볼 수 있습니다.

포세이돈 → 오디세우스의 귀환을 방해

아테나 → 오디세우스의 귀환을 도움

다만 《오디세이아》의 신들의 관계는 이것보다 복잡하기 때문에 단순히 포세이돈과 아테나가 서로 싸우는 이야기로 이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포세이돈도 오디세우스의 귀환을 영원히 막지는 못했다

포세이돈은 강력한 신이지만 결국 오디세우스는 이타카로 돌아갑니다.

포세이돈의 분노는 그의 귀환을 어렵게 만들고 지연시키지만 끝내 귀환 자체를 완전히 막지는 못합니다.

오디세우스는 수많은 배와 동료들을 잃고 홀로 남습니다.

하지만 긴 방랑 끝에 결국 아내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코스가 기다리고 있는 이타카에 도착합니다.

그래서 《오디세이아》는 단순히 목적지를 찾아가는 모험이라기보다 수많은 유혹과 실수, 신들의 개입을 견디며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10년 귀환의 시작에는 오디세우스 자신도 있었다

포세이돈을 단순한 악당으로만 보면 이 이야기가 가진 재미가 줄어듭니다.

물론 포세이돈은 오디세우스의 귀환을 가로막는 강력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그 분노를 불러온 계기에는 오디세우스 자신의 선택도 있었습니다.

폴리페모스에게서 탈출한 뒤 조용히 떠났다면 상황은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승리를 자랑하고 싶어 했고 결국 진짜 이름과 정체를 밝혔습니다.

폴리페모스는 그 이름을 이용해 아버지 포세이돈에게 복수를 요청합니다.

뛰어난 지략으로 위기를 벗어나지만 자신의 자존심 때문에 또 다른 위기를 만들어내는 영웅.

이것이 오디세우스라는 인물을 흥미롭게 만드는 특징 가운데 하나입니다.

포세이돈과 오디세우스 관계 한 번에 정리

오디세우스 일행이 폴리페모스의 동굴에 들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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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페모스가 오디세우스의 동료들을 잡아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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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우스가 자신의 이름을 ‘아무도 아니다’라고 속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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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페모스의 눈을 멀게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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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 배 아래 숨어 동굴에서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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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우스가 자신의 진짜 이름을 밝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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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페모스가 아버지 포세이돈에게 복수를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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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세이돈이 오디세우스의 귀환을 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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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건을 거치며 함선과 동료들을 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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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방랑 끝에 이타카로 귀환

〈오디세이〉에서 포세이돈이 중요한 진짜 이유

결국 포세이돈은 단순히 바다에서 폭풍을 일으키는 신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오디세우스는 뛰어난 지략으로 트로이 전쟁에서 살아남고 폴리페모스까지 속입니다.

하지만 폴리페모스 사건은 동시에 오디세우스가 가진 지혜와 오만을 함께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합니다.

그의 지혜가 목숨을 구했고 그의 자존심이 포세이돈의 분노를 불러왔습니다.

그래서 “포세이돈은 왜 오디세우스를 미워했을까?”라는 질문의 가장 간단한 답은 명확합니다.

오디세우스가 포세이돈의 아들 폴리페모스의 눈을 멀게 했고, 폴리페모스가 아버지에게 오디세우스를 벌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 이야기는 자신의 지혜로 위기를 극복한 영웅이 자신의 오만 때문에 더 긴 고난을 불러온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 관계를 알고 〈오디세이〉를 보면 왜 바다가 오디세우스에게 끊임없이 위협적인 공간으로 등장하는지, 그리고 왜 이타카로 돌아가는 여정이 그렇게 길어졌는지를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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